일ㆍ십ㆍ백ㆍ천ㆍ만
작성자
김*태
작성일
09.10.27
조회수
1872


팽이는 돌아야 설 수 있다. 팽이가 너무 잘 돌면 도는지 안도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정중동 한다. 자전거도 그냥 두면 넘어지는데 달릴 땐 쓰러지지 않고 제 모습을 유지한다. 바람개비도 마찬가지다. 바람이 불면 빙글빙글 돈다. 바람이 없을 땐 손에 들고 달리면 역시 돌게 되어 있다. 사람의 건강도 움직임(動)이 있을 때 더 건강하고, 시냇물도 흐름이 있으면 깨끗하고 맑은 물을 만든다. 조직이나 사회도 목표를 향해 발전, 진전, 진보, 향상의 동선이 있어야 건강하고 생산적인 상태가 된다.
그런 뜻에서 최근에 사람들의 건강유지를 위해 소위 “일ㆍ십ㆍ백ㆍ천ㆍ만” 원칙이란 것이 생겼다. 누구든지 건강한 신체와 건전한 정신을 유지하고 싶으면 이걸 실천하면 된다.

① 일: 하루에 최소한 한번 이상 좋은 일을 해야 된다. 봉사하는 일, 남에게 기쁨을 주는 일, 신앙적으로 올곧은 일, 부정을 막고 신실함을 실천하는 일, 의를 위해 핍박과 고난을 겪는 일, 대의명분을 드높이는 일 등을 실천해야 한다.

② 십: 하루에 최소한 10번 이상 화통하게, 어깨를 뒤로 젖히고 원 없이 웃어야 한다. 유머 센스가 예민해 코미디, 개그, 만담 등 유쾌, 상쾌, 통쾌한 일을 경험하거나 만들어서 온 힘을 다 기울여 화끈하게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
중국 唐나라 대의 시인 白居는易 “달팽이 뿔 위에서 어찌 다투기를 일삼는가? / 전광석화 같은 순간에 이 한 몸 의탁할 뿐인데 / 부자든 빈자든 즐기면서 살아야 마땅하거늘 / 입을 벌려 웃지 않으니 참으로 어리석도다(蝸牛角上爭何事 / 石火光中寄此身 / 隨富隨貧且歡樂 / 不開口笑是癡人)”란 칠언절구를 통해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으로 삼는 낙천적 삶을 살았다.
이 땅은 달팽이의 뿔에 불과하고 인생은 잠깐 쉬었다 없어질 번갯불과 같으니 아옹다옹 싸우지 말고 웃고 즐기며 살자고 하였다. 우리 마음을 태평양 같이 넓히고 태양처럼 뜨겁게, 냇물처럼 꾸준히, 종달새처럼 즐겁게 살자. 이제부터 행운을 상징하는 네 잎 클로버 하나를 찾으려고 행복을 상징하는 세 잎 클로버를 무수히 밟고 다니지 말자.

③ 백: 하루에 100자 이상 글을 써보자. 평소에 책을 읽다가 공감이 가거나 교훈이 되는 글을 베껴 적거나 방송과 설교를 듣다가 감명 깊은 글귀를 적는 것도 좋겠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엔 매일 한문숙어가 한 구절씩 소개되는데 그걸 모아 적어도 좋을 것이다. 매일매일 성경을 읽으면서 특별히 은혜가 되는 구절을 적으면 되겠고 「탈무드」나 「명심보감」 또는 「채근담」의 좋은 내용을 옮겨 적어도 좋겠다. 긴 글이 아니더라도 하루를 끝내면서 일기나 소감을 쓴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어떤 것이든 멈추지 말고 꾸준히 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④ 천: 하루에 천자 이상 글을 읽는다. 지적활동이 계속되고 머리(기억) 속에 항상 새로운 지식, 정보가 공급되어야 말이 풍성하고 지루하지 않게 된다. 흔히 노인이 되면 입력은 없는데 출력을 하다 보니 늘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고 이는 듣는 이를 지루하고 피곤하게 만든다.
어제 한 말을 오늘 다시 안하려면 그 사이에 새로운 말감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글을 읽고 생각을 정돈하여 늘 새로운 이야기를 하면 대화가 늘 시의적절하고 상대방에게 흥미진진한 것이 될 것이다. 최근의 시사에 대해 담론할 수 있으면 언제나 관심의 중심에 서게 되고 인기도 얻어 자존감이 충만해지고 소중한 인물이란 가치의식을 느껴 행복을 누릴 수 있다.

⑤ 만: 하루에 만보 이상 걷는다. 만보기라는 걷기 측정기계도 있다. 하루 평균 1만보 이상을 규칙적으로 걸으면 하체근육도 발달하고 체중유지도 수월하다.
식사 후에 야산이나 강가, 그리고 근처 학교 운동장이나 캠퍼스 경내를 평상시 걸음속도보다 약간 빠르게 걸어보자. 사지를 흔들고 탄력을 주면서 경쾌하게 걸어보자. 심호흡을 연습하면서 걸어 30분 쯤 뒤엔 약간 땀이 느껴질 정도로 걸어보자. 반복하여 매일 실천하면 보약 한재 먹는 이상의 효과를 얻을 것이다.
노후의 건강은 항상 小食多動의 원리를 지키는 게 좋다. 아파트 경내를 걷고 교회까지 갔다 오고, 근린공원을 거니는 등 우리의 육체는 계속 움직여야 기능을 유지한다. 너무 단순하다고 깔보지 말고 “일ㆍ십ㆍ백ㆍ천ㆍ만” 운동을 성실하게 실천해보자.



총장 김 형 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