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 운동
작성자
김*태
작성일
09.04.13
조회수
1796

포항의 한동대학은 ‘배워서 남 주자’는 표어와 무감독시험으로 유명하며, 봉사와 정직을 교육한다. 정직이란 말은 주로 구약에서 언급되고 있는 덕목인데 성경에 약 47번쯤 나온다. ‘정직이 최선의 방법이다.’(Honesty is the best policy.)라는 유명 격언은 스페인의 소설가 세르반테스의 말이다. 이밖에도 ‘정직만큼 풍부한 재산은 없다.’(셰익스피어), ‘학식이 없으면서 정직한 사람은 얄팍해서 쓸모가 없고, 학식이 많으면서 정직하지 못한 사람은 위험하니 피해야 한다.’(존슨), ‘하나님은 정직한 사람의 마음속에 사신다.’(영국 속담)는 말들이 전해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직을 강조하는 말은 적지 않게 나온다. 가령 ‘벽에도 귀가 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같은 것들이다. 이제 정직을 가르쳐주는 역사적 실례를 들어보겠다.

後漢書의 「楊震列傳」에 보면 형주자사(荊州刺史) 楊震에게 王密이란 자가 몰래 찾아와 金 10斤을 내놓으며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받으라.’고 하자, ‘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아는데 어찌 모른다고 하느냐?’(天知, 神知, 我知, 子知, 何謂無知?)라고 하며 거절하였다. 오늘 날도 몰래 뇌물을 주고받거나, 골방에서 비밀모의를 꾸미거나, 불의한 스캔들을 범해놓고 오리발을 내밀며 증거를 대라고 적반하장식 역공을 펴는 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다. 모든 사람이 모른다 해도 본인은 알고 하나님 또한 모르실리 없다. 하나님을 만홀히 여기는 자는 모두 그 값을 치르게 될 것이다. 성급하게 단추를 잠그다가 마지막 단춧구멍 하나가 남으면 열심히 꿰었던 단추들을 다시 풀어야 되지 않겠는가? 하나의 거짓말을 성립시키려면 몇 개의 거짓말이 더 필요하게 된다. 그러다가 cross-checking에 한 코만 엉키면 모두 탄로가 나는 것이다.

김세원(65세/성우)씨는 아침마당에 나와 젊은 시절의 정직하지 못한 말 한마디 때문에 평생 부끄러워야 했던 일화를 고백해 주었다. 서울에 살 때 안집주인이 너의 고향집은 방이 몇 개냐고 물었다. 실제는 안채에 2개, 사랑채에 2개, 합계 4개였다. 그런데 자랑하고 싶어서 “다섯 개인가?”했는데도 감동하는 표정이 아니라, “아니, 일곱 개인가?”하며 과장하여 말했더니 “너희 집이 하숙집인가?”라고 말하더란다. 그런데 얼마 뒤 시골할머니가 서울 집에 오셔서 안집 주인에게 방이 네 개라고 사실을 말해버려서 졸지에 자기는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렸고 그 뒤 계속 그 일이 마음에 걸려 부끄러움을 느끼며 살았다고 한다. 한순간의 정직하지 못한 말 한마디가 오랫동안 손톱 밑의 가시처럼 아픔이 되는 것을 알려주는 교훈의 사례였다.

얼마 전(2009년 1월)엔 군대에서 자살로 처리된 모 상병의 사인이 30년 만에 타살로 밝혀졌다. 당시 같이 근무했던 동료 사병들이 30년 동안 비밀을 지켜오다 드디어 양심선언을 한 것이다. 그 어머니는 30년 간 마음고생을 하다가 이제사 억울함을 풀었지만 우리 사회는 그들에게 너무 오랫동안 부정직했던 것이다. 이 또한 영원한 비밀이 없다는 것과 정직하지 못함의 유한성을 가르쳐주고 있다. 2009. 1. 28.(조선일보) 기사에도 6년 전 대입부정행위 때문에 현역육군소위(조선대출신 ROTC)가 학위도 취소되고 장교직도 잃게 되어 다시 현역병으로 입대할 처지에 놓여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역시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것이다. 성경도 정직을 강조하고 있다. “지혜를 얻는 것이 金을 얻는 것보다 낫고, 명철을 얻는 것이 銀을 얻는 것보다 낫다. 惡을 떠나는 것은 正直한 사람이 가는 큰 길이니, 그 길을 지키는 사람은 자기의 生命을 지킨다.”(잠 16:16-17), “그때에야 너는 正義와 公平과 正直, 이 모든 복된 것을 깨달을 것이다.”(잠 2:9), “正直하게 행하는 자는 여호와를 경외하여도, 패역하게 행하는 자는 여호와를 경멸하느니라.”(잠 14:2), “정직하게 말하는 자는 王들의 사랑을 받느니라.”(잠 16:13), “여호와의 도는 정직하니 의인은 그 길로 다니거니와 죄인은 그 길에 걸려 넘어지느니라.”(호 14:9)

옛이야기도 들어보자. 어느 나라 王이 어린이들을 모아놓고 꽃씨를 한 봉지씩 나누어주고 2개월 동안 잘 가꾸어 예쁜 꽃을 갖고 오면 심사하여 상을 주겠다고 하였다. 약속된 2개월 후 모든 어린이들이 제각각 예쁜 꽃 화분들을 들고 궁궐로 모였다. 그런데 한 어린이는 꽃은 없고 맨흙만 담긴 화분을 들고 맨 뒤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왕은 그를 앞으로 나오게 하여 큰 상을 베풀었다. 그리고 두 달 전에 나누어 준 것은 삶은 씨앗이었는데 어떻게 꽃핀 화분을 갖고 왔는지 추궁하였다. ‘사실대로 말하는 것’(以實直告)이 제일 쉽고 편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나라 검찰과 경찰력의 70%는 부정직, 즉 하고도 안했다는 사람들과 안하고도 했다는 사람들을 다루다가 소진된다고 한다. 하나님이 ‘왜 선악과를 따먹었는가?’라고 물으셨을 때 아담과 하와가 정직하게 대답하고 곧바로 회개했더라면 인류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도 오늘도 일부 신앙지도자들까지 정직하지 못해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것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