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통신에 묻어난 애정
작성자
최*하
작성일
22.11.03
조회수
503

애정통신에 묻어난 애정

 

여름방학을 며칠 앞둔 국어 수업 시간, 나는 아이들에게 백지를 나눠주며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처음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이제 한 학기가 마무리되는 때입니다. 그동안 수고들 많았어요. 우리 한 학기를 마치며,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 격려의 말을 해주면 좋겠는데, 제가 한 가지 방법을 소개할게요.”

백지를 나눠주는 내 모습을 보며 몇 아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앗, 롤링페이퍼 하는 것 아냐?”

흔히 ‘롤링페이퍼’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지는 이 프로그램을, 나는 ‘애정통신’이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수십 년 교직 생활을 해오는 동안, 학기가 끝날 무렵에는 어김없이 이 활동을 했었다.

‘애정통신’은 이름 그대로 ‘애정을 담아 작성한 통신문’이라는 뜻이다. 나는 하는 방법을 설명한 후, 약 30명 가량의 학급 인원 전체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끊어지지 않고, 돌리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리고 담임 선생님의 이름을 쓴 애정통신문도 아이들 것 사이에 끼워 넣었다. 내 이름을 쓴 것도 포함했다. 아이들은 무엇이든 활동을 하면 즐거워한다. 더욱이 친구들을 격려하고 사랑하는 이런 활동을 무척 즐거워하고, 행복해한다. 아마도 이것을 쓰는 본인도 받는 사람도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을 지켜보는 나조차도 행복해지고, 아이들의 얼굴은 천사처럼 예쁘고 맑았다.

나는 조용히 말했다.

“얘들아, 쓰는 동안 틀어줄게~~. 신청곡 받아요.”

아이들은 듣고 싶은 노래를 신청했고, 나는 그 음악을 틀어주었다.

음악을 들으며 금년에 만난 아이들이 쓴 글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아이들이 글로 표현할 때 기발한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미있는 표현도 많기 때문이다.

쓰다가 시간이 모자란 학급의 아이들은 다음 수업 시간 선생님께 양해를 얻어 작성했다. 그리고 다 오나성된 후, 아이들은 내 것을 가져다 교무실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아래는 아이들이 나에게 써준 ‘애정통신’의 내용이다. 나는 이것을 읽으며, 고1 아이들이 쓴 것이 맞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깊은 감동을 맛보는 즐거움을 누리는 시간을 만끽했다.

 

뀨쌤은 저에게 행복을 많이 준 선생님입니다.♡ 나머지 한 학년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국어 시간이 선생님 덕분에 화목하고 항상 기대가 되고 재밌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같은 분을 주에 4시간 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국어 시간이 기대가 됩니다. 프로그램들도 정말 재미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만났던 선생님들 중 제일 재미있으시고 수업 분위기도 젤 재밌게 잡아주시고 고등학교 들어와서 힘들어하는 학생들도 선생님 덕분에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 다른 학교 학생들한테도 착하신 선생님으로 유명해요. 항상 학생들을 향한 사랑이 대단해 보이십니다.

항상 웃으시고 긍정적인 말을 해주실 때마다 저도 힘을 받아요.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고등학교 국어 사실 걱정 많이 했는데, 예상과 달리 수업도 너무 재미있고 이해도 잘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멋진 수업 부탁드립니다. 저도 또한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겠습니다.

저는 선생님이 주신 명함 아직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정말 저희를 아끼시고 재밌게 수업을 해주셔서 정말 제가 존경하는 선생님이십니다.

국어 시간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자필엽서 감동받았습니다.

제가 사실 1학기 후반에는 수업을 열심히 듣지 못한 것 같은데 그래도 항상 수업을 들을 때면 선생님이 저희 학생을 위해 프로그램을 짜와주시고, 기도해주시고, 아껴주시는 것 같아서 선생님이 저희를 사랑으로 보듬어주시고 위해주시는 것을 느낍니다. 또 항상 선생님의 말과 기도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되어 제가 앞으로의 삶에 꼭 필요한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신 선생님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매번 재미있는 수업을 위해 준비해와 주시고, 고민하시는 선생님.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처음에 고등학교를 입학했을 때 진짜 많이 심란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을 만나다보니 점점 고등학교 생활이 재밌어졌습니다.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영훈고 TOP 3안에 드는 빛나는 샘 뀨랑합니다.

선생님 항상 존경해요. 이렇게 계속 수업 재미있게 해주시고 기도해주시며, 건강하세요.

수업이 재미있어서, 그리고 선생님만의 특징이 있어서 좋아요. 뀨♡

첫 수업부터 너무 제 스타일이었습니다.

머리가 굉장히 빛나신다.

멋있습니다.

뀨~ 데헷. 국어가 제일 쉬웠어요.

수업도 재미있고 항상 밝은 모습 보이시는거 멋집니다.

 

이번엔 좀 망쳤지만 다음엔 노력하겠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국어가 쉬워요.

뀨^^. 친화력 좋으시다.

선생님 덕에 항상 힘이 납니다.

선생님, 너무 좋아요. 저희랑 나이때가 비슷한 것 같아서 편해요. 가끔은 너무 멋져요. 사랑합니다.

착하시다.

비어있으시다.

뀨쌤 굉장히 잘 생기셨다.

학생들에게 항상 밝은 얼굴로 인사해주시고, 다양한 활동들로 재밌게 수업을 해주셔서 너무 좋아요.

나는 참으로 많은 애정의 말을 생각해냈지만 종이의 여백이 너무 좁아 여기에 옮기지는 않겠다.

 

선생님 항상 열정적으로 수업해주시고 질문이 있으면 친절하게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학생들 챙겨주시고, 늘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수업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려요오~~.

선생님 수업 너무 재미있어요. 학생들을 생각해주시는 따뜻한 마음이 너무 위로되는 거 같아요.

선생님께 국어 수업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잘 챙겨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고 재미있는 수업 많이 해주셔요.

관하쌤! 항상 밝은 에너지를 학생들에게 전해주시는 관하쌤. 참 감사합니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사랑합니다.

수업이 아니라 이런 활동들을 해주셔서 즐거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항상 밝은 에너지로 수업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2학년, 3학년 돼도 국어쌤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선생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학생들의 마음에서 이해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예요.

선생님 항상 열심히 가르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수업도 되게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셔서 수업 시간이 기다려져요.

선생님 항상 좋은 말씀 해주시고 긍정적인 영향 주셔서 감사해요.

선생님, 저희를 위해서 항상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프로그램도 너무 유익한 것 같아요. 뀨!

항상 감사하고 즐겁습니다.

선생님 수업만 듣고 나면 힘이 생겨요. 그리고 항상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해주셔서 저희가 힘을 받고 위로가 됐어요.

선생님, 성격도 좋으시고 너무 착하신 것 같아요. 남은 수업도 잘 부탁드려요.

국어 수업을 항상 즐겁게 만들어주셔서 너무 좋아요.

기도도 많이 해주시고 활동도 다양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한 학기 동안 다양한 수업, 프로그램 해주셔서 정말 재밌고, 유익했뀨~!

항상 재미있게 수업해주셔서 조아용!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 준비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당.

 

항상 재미있고 긍정적이셔서 넘 보기 좋아요. 뀨뀨♡♡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시는 데에서 수업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학교 대표 인싸 쌤의 밝은 미래 응원합니다. 뀨~~.

이렇게 재밌으시고 학생들과도 잘 지내시는 쌤 처음 뵈어서 정말 좋았어요. 수업도 재밌으시고 앞으로의 수업도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존경합니다.

쌤 너무 귀여우세요.♡ 그리고 저희한테 맞춰주려고 노력하시는게 보여서 항상 감사드려요.

선생님, 지금까지 본 선생님 중에 가장 웃기고 친근하신 것 같아요. 쌤, 너무 귀여우세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뀨~ 티비 데헷.

첫수업 때 당황했지만 조아요~~.

선생님, 늘 좋은 활동,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뀨랑해요~^^.

 

선생님, 우선 한 학기 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고등학교 처음 와서 여러가지로 힘들었는데 선생님께서 무심결에 던져주신 한 마디 말 덕분에 나름대로 고등학교 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수업 시간에도 심적으로 신앙심을 키워주셨고, 어루만져주셔서, 제가 겪고 있는 힘듦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영위하는 데에 큰 방향성을 제시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직 미숙하고 17살의 무게를 견디기 힘든 저희 5반을 위해 늘 신경써주시고, 기도해주셔서 저희는 매번 감사함을 느낍니다. 비단 ‘국어’라는 과목의 한계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들과 감정적 교류까지 하시는 모습에 무한한 존경심과 교사로서의 표본을 보여주시는 것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제가 선생님을 통해 학문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았으면 합니다. 또 저 또한 선생님을 위해서 기도하고 싶습니다. 1학기 정말 수고하셨고, 남은 2학기, 남은 영훈에서의 시간까지도 함께해주세요. 선생님의 무한한 영광과 주신 사랑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뀨~^^.

 

나는 이 글을 읽으며 진한 감동을 맛보았다. 그냥 아이들은 무엇인가 ‘진심’으로 행동하면 ‘감동’ 그 자체이다.

고등학교 1학년 남녀학생들이 쓴 글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이들은 진심을 다해 자신들의 선생님인 나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잘 전달하려 애쓰고 있었다. 나는 이것을 읽으며 깔깔 웃기도 하고, 대견스럽게 생각하기도 하는 등 깊은 감동을 맛보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금년 한 학기 단순한 국어 지식 전달자로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과 교감하고 동행했다는 사실이 나를 무척 기쁘게 했다. 더욱이 나는 부족하지만, 부족한 나를 통해 아이들에게 예수님을 느끼도록 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모든 영광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사랑하는 제자들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책임져주실 줄 믿고 기도합니다.

오늘도 감사한 하루입니다. 여호와샬롬